878미터의 봄

줄거리

작품의 배경은 폐광촌과 카지노 일대이다.

카지노에서 딜러로 일하는 우영. 그녀의 아버지 근석은 과거 탄광 시절 한 광업소의 관리주임이었다. 하지만 막장에서 일어난 가스 폭발 사고 이후, 광업소는 문을 닫았고 그 후 그는 치매에 걸렸다. 그리고 당시 광부로 일했던 기철은 이 후 막장 인생을 달려와 현재 우영이 일하는 카지노에 수시로 들락거리며 그 삶을 이어가고 있다. 우영은 이러한 연유로 과거의 탄광 시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어느 날, 우영의 짝사랑이었던 준기가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 동네를 찾아온다. 그의 아버지 용만은 탄광에서의 가스 폭발 사고 당시 유일한 사망자였다. 아버지를 묻고 나서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떠났던 준기. 그런데 공동묘지가 관광단지 개발 구역에 포함되는 바람에 묘를 이장하러 온 것이다. 방송국 교양 피디인 준기는 얼마 전 그가 찍은 휴먼 다큐 때문에 홍역을 치러야 했다. 그는 타워크레인에서 고공 농성 중인 ‘김철강’의 삶을 조명하는 휴먼 다큐를 찍었는데, 외압으로 인해 1부만 방영되고 중단된 것. 준기는 이 논란을 피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온 김에 이전부터 관심 있었던 카지노를 테마로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려 하고 있다.

한편 우영, 준기와 더불어 동창이었던 동구는 이 동네에서 형사로 일하고 있다. 준기로 인한 이들의 재회 속에서 과거와 현실이 오버랩된다. 우영이 일하고 있는 카지노에서는 내부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현금 도난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이장을 준비하는 준기를 향한 어른들의 미묘한 시선이 교차된다. 그 이유는 바로 준기 아버지, 용만이 무덤 속에 없었던 것. 텅 빈 무덤을 둘러싸고 막장에서 일어났던 가스 폭발 사고에 대한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한편 준기는 자신의 다큐 속 주인공인 ‘김철강’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크레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층격에 휩싸인다. 그리고 우영은 카지노의 도난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녀는 돈을 써서 무덤 속에 다른 유골을 넣게 만드는데...